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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만들면서 ‘행복’…주면서 또 ‘행복’
‘핸드페인팅 그릇’…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걸 추구한다”
분당 쉬즈데코, ‘능력제 졸업’ 강좌… 비전공자도 열정 쏟으면 창업 가능
류정 기자 well@chosun.com
입력 : 2007.06.25 23:36

사람은 날개가 옷이라면, 음식은 그릇이 날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예쁜 그릇에 담아야 보기도 좋고 먹는 기분도 나는 법. 요즘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그릇보다, 손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핸드 페인팅(hand painting)’ 그릇이 인기다.

이 ‘핸드페인팅’을 직접 가르쳐 주는 곳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에 1년여 전 문을 연 ‘쉬즈데코’. 핸드페인팅 그릇 가게이자, 커피숍이기도 한 이곳을 22일 찾았다.

2층 건물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알록달록 색칠된 각종 그릇들이 먼저 반겼다. 꽃무늬, 동물, 패턴 등이 그려진 접시, 컵, 밥그릇, 주전자, 그리고 세면대까지. 흙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그릇에 손으로 그려 넣은 그림들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수백만원 하는 명품 그릇보다, 세상에 하나뿐인 그릇이 더 소중하잖아요.”

이곳에서 만난 쉬즈데코 전성희(38·여) 대표는 “평생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다가, 핸드페인팅 그릇 가게를 냈다”고 했다. “매일 같은 일을 하지만, 날마다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내기에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 핸드페인팅 그릇 가게이자 카페인 분당의 '쉬즈데코' 전성희 대표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릇들을 자랑하고 있다. /류정 기자

가마를 갖춘 2층 작업실에선 핸드페인팅 강의가 진행된다. 전씨에 따르면 핸드페인팅 작업은 의외로 간단하다. ‘초벌구이 된 그릇’을 뜻하는 ‘비스크(bisque)’를 재료상에서 구입해,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안료(도자기용 물감)로 색칠한 후 유약을 발라 가마에 구워내면 끝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예쁘고 섬세하게 만들려면 간단치만은 않다. 섬세한 무늬를 그려 넣는 붓 테크닉과, 소성된 후의 색 농도를 예상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정성이 필수랍니다.”

그렇다고 화려한 그림 솜씨와 타고난 감각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섬세하고 어려운 문양은 먹지를 대고 그릴 수도 있어요, 감각은 그리면서 키워나가시면 되고요.” 일단 붓터치 테크닉을 잘만 익히면 ‘작품’ 못지 않은 그릇을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게 전씨의 설명. 초·중·고급반 등이 있고, 수강료는 30만~50만원 정도(자격증반은 그 이상)다. 다소 비싼 듯 하지만 한달이든, 두달이든 과정을 통과할 때까지 추가 비용은 받지 않는다. 비스크를 구입하는 비용은 본인 부담이다. 현재 이곳에서 핸드페인팅을 배우고 있는 여성들은 80여명. 이중 80%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수강생들이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도 많다.

“미술이나 도자기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전씨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과 도자기공예를 전공했지만, 비전공자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갑자기 대박을 낼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했다. 전씨 자신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2년간 창업준비를 했다.

“이제 조금씩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핸드페인팅 그릇에 대한 가치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가격은 1만9000원부터 100만원 이상까지 그릇에 들어간 정성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대부분 무조건 비싸다고만 생각하시거든요.” 전씨는 그래서 어떤 다른 명품 그릇보다 더 인정 받을 수 있는 핸드페인팅 그릇 브랜드를 만들어 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내가 만든 그릇에 요리를 담아내고, 만든 그릇을 선물하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031)709-4707~8, www.shesdeco.com